전류
전구와 전지를 도선으로 연결하면 전구에 불이 켜집니다. 이것은 도선을 따라 (-)전하를 띤 전자들이 이동하기 때문인데, 이와 같은 전하의 흐름을 전류라고 합니다. 전기 회로에서 전류가 흐를 때 도선 내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전류가 흐르지 않을 때는 도선 내부의 전자들이 여러 방향으로 불규칙하게 움직입니다. 그러나 전지가 연결되고 회로가 구성되면 전자들이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여 전하의 흐름이 나타나므로 전류가 흐릅니다.
전자의 존재를 알지 못했던 때에 과학자들은 전지의 (+)극에서 나온 (+)전하가 (-)극으로 이동하는 것이 전류라고 생각하여 전류의 방향을 (+)극에서 (-)극으로 정하였습니다. 그 후 (-)전하를 띤 전자가 발견되고, 전류가 흐를 때 실제로는 전지의 (-)극에서 나온 전자가 (+)극으로 이동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즉, 전자가 도선을 따라 (-)극에서 (+)극으로 이동할 때 전류는 (+)극에서 (-)극으로 흐릅니다.
전류의 세기
전기 회로에서 전류가 흐를 때 전구의 밝기는 전류의 세기에 따라 변합니다. 전기 회로에 흐르는 전류의 세기는 일정한 시간 동안 도선을 통과하는 전하의 양으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1초 동안 전선의 한 단면을 통과하는 전하의 양을 전류의 세기라고 하고, 단위로는 A(암페어)를 사용합니다. 전류의 세기는 전류계를 이용하여 측정합니다.
1A(암페어)는 도선의 한 단면을 1초동안 1C(쿨롱)의 전하가 통과할 때의 전류의 세기입니다. 1C은 6.25x1018개의 양전하가 가지는 전하량입니다. 도선에서 실제로 이동하것은 (-)극성을 띤 전자이므로 전자 6.25x1018개가 모이면 -1C(쿨롱)이 됩니다.
전류가 흐르는 속도는?
전등의 스위치를 올리면 곧바로 불이 들어옵니다. 이런 경험에 비추어서 전류가 매우 빠르게 흐른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건전지와 꼬마전구로 이루어진 전기회로에서 전류는 달팽이 기어가는 것보다 더 느립니다.
전자의 이동속도가 빛의 속도와 같다는 것도 사실과 다릅니다. 상대성 원리에 따르면 질량이 있는 물체는 속력이 증가할수록 질량이 점점 커집니다. 물체가 빛의 속도로 움직인다면 이론상 질량이 무한대가 됩니다.
그런데, 전류가 흐르는 도선의 질량이 무한대가 아님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보통 전류가 흐르는 속도는 '전하 운반체의 평균 이동속도'를 말합니다. 이 속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금속으로 이루어진 도선 내부에는 이미 자유전자들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이러한 도선으로 건전지와 꼬마전구를 연결하면 바로 꼬마전구에 불이 들어옵니다. 이것은 전지의 (-)극에서 출발한 전자들이 꼬마전구에 도착했기 때문이 아니라, 꼬마전구 바로 앞에 있던 자유전자가 꼬마전구를 통과하면서 일을 한 것입니다. 실제로 건전지의 (-)극에서 출발한 전자가 꼬마전구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몇시간, 혹은 며칠이 걸리는 여행을 해야 합니다. 보통은 그 이전에 전지(배터리)의 수명은 끝나 있습니다.
이처럼 도선의 내부는 텅 비어있는 것이 아니라 자유전자들로 꽉 차있고, 언제든지 흐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기차로 비유하자면 철길을 따라서 기차들로 꽉 찬 상태와 같습니다. 따라서 전기회로가 연결되었다는 정보는 매우 빠른 속도로 전파되지만 그렇다고 그 흐름까지 매우 빠른 것은 아닙니다.